불교 조각의 근원을 찾아 떠난 구도자의 여정이 현대적 조형미로 다시 태어난다. 불교 조각가 서칠교 작가가 지난해 2월 파키스탄 간다라 유적지를 답사하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들과 사진 작업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고대 작가들과 나눈 시공간을 초월한 대화

서 작가는 평소 “오늘날의 불교 조각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그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는 오랜 갈망을 품어왔다. 이러한 바람은 한국미술사연구소(소장 문명대 교수)가 주관한 학술답사 참여로 실현되었다.문명대 교수의 학문적 통찰이 더해진 이번 여정에서 서 작가는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수천 년 전 돌을 깎아 불상을 세웠던 고대 작가들과 조형적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헬레니즘의 사실성과 인도의 정신성이 교차하며 빚어낸 불상들은 마치 시간의 문턱에서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듯했습니다. 옷자락의 곡선 하나까지도 살아있는 언어로 다가와 조각가로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사진에 담지 못한 ‘온도’, 조각으로 구현하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간다라 미술의 정수를 사진과 조각이라는 두 가지 매체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서 작가는 현장의 감동을 기록하기 위해 렌즈를 들었지만, 사진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돌의 무게감’과 ‘빛이 흐르는 표면의 온도’가 있었다고 회상한다.

전시장에 놓인 조각 작품들은 바로 그 ‘담아내지 못한 감각’에 대한 조형적 응답이다. 과거의 유산이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현재의 작가와 교감하며 생성된 새로운 흔적으로서 관객들과 마주할 예정이다.

불교 조각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다

서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전통의 계승을 넘어 현대 불교 조각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간다라 유적지에서 느낀 종교적 울림을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칠교 작가는 “내가 간다라에서 느낀 감동과 과거 작가들과의 대화가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또 다른 울림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